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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만든다고 했을 때부터 <무간도>의 충실한, 혹은 좀더 테크닉한 리메이크가 되리란 기대는 접었다. 이중 스파이 플롯과 캐릭터, 그리고 몇몇 중요한 플롯들을 제공받았지만 스콜세지는 완전히 다른 세계관을 창조했다. <무간도>의 리메이크라기보다는 스콜세지가 만들었던 <좋은 친구들> <카지노>와 함께 갱스터 트릴로지로 묶는 게 속편하다. 이야기를 담는 그릇 자체가 달라졌기 때문에 원작을 잘 살렸느니 못 살렸느니 하는 잣대를 <디파티드>에게 들이대는 건 의미 없다. 쌀을 주며 떡을 만들라고 했는데 빵을 들이민 겪이니까. 헌데, 이 쌀빵이 너무 맛있다. <디파티드>는 최근 10년간 스콜세지 작품 중에서 최고 걸작인데다 오랫동안 침체를 보이던 헐리우드 갱스터 장르에 있어서도 대단한 사건이다. 홍콩 느와르를 갱스터로 둔갑시킨 일을 원작자인 맥조휘도 환영했으리라. 그 자신도 갱스터물에 대한 애정을 <무간도 2>로 보여줬으니까. 개인적으로는 <좋은 친구들>의 장면들이 자주 겹쳐지더라. 마피아에 발을 들여놓은 주인공이 그들에 동화되고, 처참한 파멸을 맞이하기까지의 과정들이 우아한 보폭으로, 그러나 결코 나른하지 않은 열기를 타고 전해진다. 2시간 30분이라는 느긋한 시간을 확보한 <디파티드>는 플롯보다는 캐릭터 묘사에 공을 들인다. <무간도>가 플롯 중심의 영화였고, 그 복잡한 이야기를 펼치는데 1시간 40분으로도 충분했으니 <디파티드>는 캐릭터 묘사를 위해 꽤 많은 공간을 비워 둔 셈이다. <무간도>가 프롤로그에서 두 캐릭터가 각기 소속 집단에서 신임을 얻는 과정을 빠른 스케치로 축약시켰다면, <디파티드>는 그 과정을 세세하게 묘사한다. 어떻게 보면 <무간도 2>에서 했던 캐릭터의 과거 이야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일상화된 살인과 폭력으로부터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기 위해 임무에 매달리는 빌리(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형사로서의 입지가 커질수록 자신의 과거에서 벗어나려는 콜린(멧 데이먼). 이 둘의 물고 물리는 상황들이 전형적인 갱스터 리듬으로 연주된다. <무간도>를 머리 속에 지울 수 없는 관객들에게 <디파티드>는 적잖은 고통이 될지도 모르겠다.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원작의 최고 매력이었던 이중 스파이 플롯이 <디파티드>에선 썩 매력적으로 활용하지 않기 때문. 이 플롯의 생명은 스파이라는 사실이 들킬까 말까하는 조마조마함인데 비슷하게 재연하고는 있지만 크게 비중을 두지 않는다. 엔딩도 마찬가지다. 양조위가 죽는 장면에서 느껴지던 슬픈 여운을 <디파티드>에서 디카프리오는 그야말로 개죽음, 여운을 느낄 사이도 없이 탕탕 총질 몇 번으로 상황종료. 그야말로 갱스터물의 에필로그 느낌으로 마무리되더라. 명불허전, 역시 마틴 스콜세지는 대단한 장르 전문가이다. 브라이언 드팔마가 연출했다면 좀더 원작에 가까운, 훨씬 테크닉한 <무간도>가 나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아하면서도 정열적인 갱스터 영화를 잃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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