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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이 범죄 조직에 잠입한다. 양아치들만 우글거릴 것 같던 소굴에서 우정을 나누는 친구도 생기고, 보스의 카리스마에도 동화된다. <도니 브래스코> <폭풍속으로> 그리고 임영동 감독의 <미스터 갱>까지. 꽤 익숙한 서사 방식이다. <무간도>는 여기에 플롯 하나를 추가한다. 경찰에 스파이로 들어간 범죄 조직원. <무간도>는 스타일 과잉의 총격씬을 자제하는 대신, 캐릭터들의 앙상블 연기를 전면에 배치한다. 총격씬 자체가 중요한 볼거리로 작용하는 홍콩 느와르에서 인물과 사건의 긴장관계만으로 승부를 보다니. 황반장(황추생)이 죽는 30초 정도 분량의 장면이 그나마 총소리를 풍성하게 들을 수 있는 전부다. 그만큼 시나리오가 자신 있다는 증거다. 이런 자신감은 이야기를 푸는 방식에서도 드러난다. 각각 스파이로 운명 지워진 유덕화, 양조위의 프롤로그 같은 경우. 짧은 호흡만으로 많은 정보를 전달한다. <무간도>는 인상적인 플롯들을 곳곳에 배치하면서도 경제적으로 장면을 묘사한다. 런닝타임이 1분도 허투로 소모되지 않는다. 유건명에게 숨겨진 아이가 있다거나 진영인과 관련된 짤막한 연애 에피소드처럼 늘어질 만한 부분조차 생략해버리는 과감함. 캐릭터보다는 플롯 중심의 영화이기에 가능한 일이며 버릴 건 버리고, 취할 부분은 취한다. 이야기의 보폭과 호흡은 그야말로 변화무쌍하다. 어떤 때는 스케치하듯 간단히 묘사하고 ‘마약소탕 작전’ 같은 장면은 과다할 정도로 오래 끌고 간다. 100분이 안되는 영화에서 ‘마약소탕 작전’은 무려 25분이 넘는 장면이다. 하지만 이 또한 경제적이다. 서너 개의 에피소드로 전달해야할 정보를 한 공간과 장소에서 해결해버린다. 유건명과 진영인의 현재 상황과 앞으로 이들에게 닥치게 될 위기들을 장면 하나로 몰아버렸다. 더블 스파이 플롯을 <무간도>가 최초로 끌어냈는지는 모르겠다. 중요한 건 데칼코마니처럼 정교하게 배치된 두 스파이 설정을 통해 우리가 오랫동안 잊었던 홍콩 느와르의 재미를 부활시켰다는 점이다. <무간도>는 웰메이드 홍콩 영화이며 마치 집단 최면에 빠져 파멸의 길을 걷고 있는 홍콩 영화판에 외계인처럼 느껴지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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