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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의 추억(Memories Of Murder, 2003) 감독 봉준호 각본 봉준호 평점 Good 송강호 김상경 김뢰하 송재호 변희봉 고서희 류태호 박노식 박해일 전미선 화성군 연쇄 살인 사건은 비로소 우리도 범죄 선진국(?)에 들어섰다는 걸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6년간 벌어진 10차례의 강간 연쇄 살인, 피해자의 물건을 이용한 치밀한 살해 수법, 범인을 잡기 위해 동원한 180만 명의 경찰들, 그럼에도 체포되지 않아 아직까지 미결 사건으로 남아 있다는 점까지. 원석을 가공하기 위해선 몇 가지 걸림돌이 버티고 서있다. 대중적인 스릴러물을 위해선 범인의 존재가 필수적이다. 범인이 잡히지 않은 사건이니 픽션을 투입해야 하는데 이게 꽤 미묘하다. 현실처럼 미해결로 남겨 둘지, 전형적인 형사물처럼 범인을 확정할지. 유력한 용의자만 나열하다 어중간하게 끝마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박두만 형사(송강호)와 서태윤 형사(김상경)의 집요한 수사가 영화를 굴러가게 하는 동력이라면 범인의 정체는 그에 대한 결실이니까. 가장 염려되는 부분은 화성군 연쇄 살인 사건이 잊혀진 사건이 아니라 잊고 싶은 우리의 상처라는 것. 진정성을 갖고 덤비지 않으면 얄팍한 상업 영화에 가해지는 비난 이상의 몰매를 받아 마땅할 것이다. "제가 범인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해야 하나요? 누명을 썼다고 생각해야 하나요?" 용의자를 연기한 박해일은 그렇게 물었고, 봉준호 감독은 끝까지 답을 주지 않았다고 한다. <살인의 추억>은 형사물의 조건을 갖추기 위해 박해일이라는 유력한 범인을 설정하고 있다. 범인에게 분노를 퍼붓고 싶어 하는 관객들의 대리만족을 위해서도 필요한 과정이다. 그러나 범인의 정체를 불분명하게 만드는 엔딩을 통해 모든 걸 원점으로 되돌려 버린다. 헌데, 그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이 대단히 인상적이다. 범인 일수도, 아닐 수도 있는 흑백감정이 아니라 ‘도무지 모르겠다'식의 답답해서 숨이 막힐 것 같은 느낌. 사건이 가진 '미해결성'의 감정을 끝까지 붙들어 버리는 것. 범인이 바로 옆, 우리 주위 어딘가에 있을지 모르는 섬뜩하고도 혼란스러운 감정, 바로 그 지점이 <살인의 추억>을 매우 이례적이며 독특한 감정을 품고 있는 형사물로 만드는 부분이다. ![]() 잊지못할 빗속의 형사들. '서류는 절대 거짓말 안 하거든요'라고 말하는 서태윤 형사와 "내 눈 똑바로 봐"라며 모든 걸 직감으로 결정하는 박두만 형사의 갈등은 '형사 버디물'의 전형적인 스타일이다. 뻔한 장치가 뻔한 것처럼 보이지 않으려면 두 형사의 화해하고 합일하는 과정이 이야기에 자연스럽게 녹아있어야 한다. <살인의 추억>에서 이들의 화해는 동료애보다는 '사건' 자체가 끌어당기는 절실함 때문이다. 범인을 잡아야 한다는 절박함이 이들을 '같은 편' 으로 만든다. 따라서 점점 서태윤 형사가 이성을 잃고 '박두만 형사'화 되가는 모습은 애처롭기도 하면서도 정감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살인의 추억>은 의심할 여지없는 웰메이드다. 감정을 쥐락펴락하는 기교도 뛰어나고 배우들의 연기는 마치 오케스트라 연주를 보듯, 튀는 사람없이 완벽한 하모니를 연주하고 있다. 대사와 애드립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송강호의 연기역시 앞으로 이 이상의 성과물을 낼 수 있을까? 걱정이 들 정도이니. 여기에, 영화 전반에 녹아 있는 따듯한 유머도 빼놓아선 안되겠지. 무거운 사건을 다루면서도 영화는 유머를 잊지 않는다. 도무지 유머러스가 끼어들 수 없는 부분에서마저 봉준호 감독식 유머가 투입되면서 극의 긴장감을 자연스럽게 풀어준다. 이런 정서가 결국 마지막 장면으로 이어지는 것. 용의자를 체포할 증거가 없어 절망적인 심정으로 말하는 박두만 형사의 대사. "밥은 먹고 다니냐" TIP #.정지우 감독(사랑니)과 박찬욱 감독도 영화화를 준비했다고 한다. #.라디오 방송과 관련된 단서는 물론 픽션이다. 하지만 용의자가 기차 사고를 당한 건 실제로 있었다고 한다. #.누가 강간범이고 누가 피해자의 오빠냐고 물어보는 장면이 있다. 영화는 결국 답을 말해주지 않는데, 왼쪽에 앉은 머리 짧은 사람이 강간범이다. (크레딧에 의하면) #.영화의 중대한 오류. 사건이 처음 일어난 건 86년, '우울한 편지'가 발표된 건 87년. #.변태 아저씨 취조 장면에서 생뚱맞게 지나가는 보일러공은 <살인의 추억> 조명감독인 이강산씨. #.범인의 결정적인 증거로 무모증이 나오는데, 박현규는 습관적으로 털을 깎는 인물이었다고 한다. 이 부분은 촬영은 했지만 편집에서 삭제한 부분. #.마지막 장면에서 박두만 형사가 화면을 쳐다보는 장면은 영화를 보게 될 살인범에게 날리는 일종의 경고. 이글루스 가든 - 내맘대로 영화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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