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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지중지하던 물건을 잃어버리고 가슴 아팠던 기억이 있다. 같은 물건을 다시 사면해결 될 문제인데도 상실감이 꽤 깊다. 애정이란 감정이 꼭 사람에게만 향하란 법이 없기 때문이겠지. 그렇다면 주인을 잃어버린 물건의 마음은 어떨까? 몇 달 후, 늘 놓여있던 자리에 태연하게 돌아와있던 물건을 발견했을 때, 마냥 반갑지만은 않더라. <인형사>의 공포가 시작되는 지점이 바로 이곳이다. 인형이 주인에게 애정을 품기 시작하면서 공포와 비극은 시작된다. <인형사>는 전형적인 하우스 호러물이다. 유령의 집에 초대받은 사람들, 비밀을 잔뜩 감추고 있는 집주인, 한 명씩 죽어나가는 사람들. 충무로에선 좀처럼 발견하기 힘든 분야이기도 하다. 서양의 고성이나 거대한 저택과 달리 우리는 기껏해야 흉가가 고작이니 그 좁은 폐가에 귀신을 몰아넣기만 해도 꽉 차버릴 일. <인형사>가 비록 뻔한 공식들 속에 안주한다 해도 일단 시도 자체는 평가해주고 싶다. 이제 그 뻔한 공식들을 지적할 차례다. 영화는 '집 공포물'을 표방하면서도 공포 재료들을 인형에게서 찾고 있다. 귀신대신 구체 관절 인형이 귀신의 집을 가득 채우고 있다. 나름대로의 차별화 전략이다. 하얀 소복 귀신들에게 질릴 대로 질린 관객들이 뭔가 '새로운 것'을 원할 때 인형은 꽤 설득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변한 건 없다. 인형들도 귀신 흉내를 내고 있으니까. 몰래 사진에 찍히기나 벽장 안에 슬그머니 나타나기 등등... 귀신들도 지루해하는 18번 코스들 아닌가? 영화가 보여주는 공포 관습 역시 같은 시기에 개봉한 <령>과 <페이스>의 그것과 다를 바 없다. 그저 괴기스럽게 생긴 구체관절 인형이 전시된 영화를 보는 것 이상의 공포는 없다. 나중엔 아예 인형이란 사실마저도 망각해버릴 정도니까. <인형사>는 하우스 공포물과 인형이라는 나름대로의 전략이 분명한 영화였지만 일단은 시도로서만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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