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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룰러 (Cellular, 2004) 감독 데이비드 R. 엘리스 각본 크리스 모갠 킴 베이싱어 크리스 에반스 제이슨 스타뎀 제시카 비엘 윌리엄 H 메이시 여자친구로부터 자기밖에 챙길 줄 모르는 어린애 취급을 받은 라이언(크리스 에반스). 뭔가 역전의 기회를 얻지 않고서는 애정전선에 큰 문제가 생길 것 같다. 이때 날아든 전화 한통. ‘제가 납치되었어요. 도와주세요.’ 장난전화일 게 뻔하지만 상당히 절박한 목소리로 애원한다. 끊어버리려는 찰나 수화기 속 여자(킴 베이싱어)의 한마디가 라이언을 자극한다. ‘당신 같은 이기주의자는...’ 결국 라이언은 자존심 회복을 위해 한 가족의 목숨이 달려있는 납치극에 말려든다. 이후에 라이언에게 닥칠 사건을 알았다면 슬그머니 도망쳤겠지만. <폰부스>와 마찬가지로 <셀룰러>역시 이 땅에 핸드폰이 발명되지 않았다면 실현 불가능했을 영화다. 전화를 다룬 후발주자이기 때문에 표절 운운하는 스캔들이 날 법도 하지만 영화의 크레딧을 조금만 유심히 살펴보면 그런 비난은 쏙 들어간다. 흥미롭게도 <셀룰러>의 원안을 제공한 레리 코엔과 <폰 부스>의 레리 코엔이 동일인이니까. 놀라운 점은 여전히 <셀룰러>의 이야기가 새롭고 흥미롭다는 것. 이미 <폰 부스>를 통해 스릴러를 전화라는 매체로 풀어내는 모범답안을 보여줬음에도 <셀룰러>는 흥미로운 두 번째 정답이라고 할 수 있다. <셀룰러>는 <폰 부스>와 마찬가지로 영화 내내 전화기를 붙들고 있어야한다는 상황은 동일하지만 몇 가지 장점이 추가된다. 일단 가장 뚜렷하게 드러나는 부분은 고정된 공중전화가 아니라 기동성 훌륭한 핸드폰이 주인공이라는 점이다. 공간의 폐쇄성 때문에 갑갑하고 찐득찐득한 스릴감이 <폰 부스>의 매력이었다면 이제 <셀룰러>는 과감히 그런 속성들과 작별 인사를 한다. 뚜껑이 열린 스포츠카를 타고 전화를 받는 장면이 자주 나오는 것처럼 영화는 확장된 공간과 핸드폰 특유의 기동성을 최대한 부각시킨다. 노키아의 핸드폰 광고 영화라는 비아냥을 받는 것과는 상관없이 관객들이 느끼는 서스펜스는 마음껏 뿜어져 나온다. ![]() 추가된 두 번째 사항은 <폰 부스>처럼 위기에 빠진 대상이 전화를 든 사람이 아니라는 것. 물론 사건을 해결해야한다는 절박함은 덜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절박함은 영화 후반부에서 얼마든지 동기를 부여할 수 있으니 치명적인 단점은 아니다. 그보다는 우연찮게 사건에 휘말리고 과제를 해결해야하는데서 오는 참여의 서스펜스가 장점으로 작용한다. 여자 친구에게 이기주의자로 찍힌 주인공이 점점 납치극의 중심에 다가감으로서 한번도 보지 못한 가족을 구해가는 과정 자체가 상당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폰 부스>처럼 스스로 회개하는 과정보다는 아무래도 좀더 보편적이고 감동의 깊이가 크리라. 이밖에 <셀룰러>는 관객 모두가 휴대폰에 관해 너무나 잘 알고 있다는 점을 이용한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영화는 전화가 끊어지는 상황을 엄청난 위기로 파악한다. 관객들은 어떤 경우에 통화중인 휴대폰이 끊길지도 잘 안다. 안테나가 설치되어 있지 않은 건물이나 기다린 터널, 아니면 근처에서 누군가 통화를 한다면 혼선의 위험이 있다는 사실도 잘 안다. 물론 장시간의 통화는 배터리를 금방 나가게 하는 주범이란 것도. 이런 상황들을 <셀룰러>는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서스펜스로 가득한 상황으로 이어간다. 참으로 영악한 재능이라고 밖에 할 말이 없다. <폰 부스>를 상당히 극찬했던 나로선 <셀룰러>를 좀더 진화한 전화스릴러로 평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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