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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 버드(Dead Birds, 2004) 감독 알렉스 터너 각본 사이몬 바렛 헨리 토마스 니키 린 에이콕스 이사야 워싱턴 배경은 남북전쟁이 한창이던 1863년 미국, 한 무리의 은행 강도가 멋지게 한탕 치루고 도주한다. 이들은 멕시코로 도망가기 직전 한 폐가에서 하루 밤을 머물게 되는데 좀 수상한 기운이 풍긴다. 아무리 열어도 열리지 않는 방이 있다거나 아이들의 환청이 들린다거나 하는 기분 나쁜 현상들. 결국 일행이 한두 명 씩 사라지게 되면서 귀신들의 본격적인 공격이 시작된다. 과연 새벽까지 몇 명이나 살아남을까요? <데드 버드>는 <알 포인트>와 유사한 플롯으로 전개되는 영화다. 굳이 <알 포인트>를 예로 들지 않더라도 폐가 플롯의 영화들은 관객들에게 꽤 익숙한 구성이다. 하나, 일행들은 우연히 폐가에 들어온다. 둘, 폐가는 미스테리한 현상들이 벌이지는 곳이다. 환청과 헛것이 들리거나 보이는 등등. 셋, 일행 중 한 명이 시체로 발견되거나 사라진다. 넷, 몇 명에게만 보이던 환상이 구성원 전체에게 보이기 시작하면서의 공포는 더욱 대담해진다. 다섯, 폐가와 관련된 사연이 소개되면서 일행들은 이곳을 빠져나가야 한다는 사실을 인식한다. 여섯, 일행 모두가 몰살당하거나 한두 명 정도 다음날 아침까지 살아남는다. 끝! <알 포인트>가 배경을 월남전으로 잡아서 폐가 플롯이 가지는 식상함을 극복했다면 <데드 버드>역시 동일한 전략을 구사한다. 공포 영화로서는 낯설게까지 느껴지는 남북전쟁을 배경으로 삼아 자구책으로 삼은 것. 게다가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영화이니 과거를 고증할 때 들어가야 할 제작비도 감당할 만 했을 듯. 성공여부를 떠나서 무엇보다 호러물의 시공간을 확장했다는 데서 점수를 주고 싶다. 이제, 대차대조표를 작성해볼 시간이다. <데드 버드>는 공포물을 만들겠다고 막상 뛰어들었지만 손에 쥐고 있는 무기가 없다. 관객들을 강하게 후려칠 공포 효과들이 빈곤하다. 따라서 영화는 이미 식상해질 데로 식상해진 기법들로 공포를 조성한다. 환청, 환각 따위의 익숙한 테크닉들을 남발하고 결정적인 순간에 등장해야 할 귀신들은 언제나 반 박자 늦게 나타난다. 따라서 귀신의 행적을 이미 관객들에게 다 들켜버린 뒤다. 이래서는 공포가 조성될 리 없다. 테크닉 자체가 낡았다가 보단 역시 운용의 미를 십분 발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정쩡하게 고어 영화를 흉내 내는 기법만 봐도 감독이 공포물 자체에 관심이 없는 거 아냐? 하는 의심마저 드니까. 그래서 난 <데드 버드>가 상당히 지루했다. 공포물이 지루했다면 게임 끝! 따라서 독특한 배경을 보여주는 공포물이라는 애초의 장점마저 잡아먹힐 지경이었다. 뭐, 영화가 남북전쟁을 통해 빼먹은 성과도 빈곤했지만. <데드 버드>는 새삼 <알 포인트>가 그리워지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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