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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부학교실 (2007) 감독 손태웅 각본 전순옥外 평점 Bad 한지민 오태경 온주완 소이 채윤서 (스포일러) 6명의 해부학실습 팀원들에게 카데바(해부용 시체)가 배정된다. 시체라고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젊고 매력적인 여성의 카데바. 카데바를 해부하려 메스를 든 팀원들에게 이상한 일들이 벌어진다. 그것은 저주였다. 급기야 팀원들은 해부 순번대로 죽음을 맞이하고 만다. 살아남은 팀원들은 카데바에 숨겨진 비밀을 찾아 저주의 사슬을 끊으려 하는데. 하지만, 원혼은 생각보다 그들 가까이에 있었다. 소심하고 무딘 메스질 시도 때도 없이 들이미는 사다코 공습에, 그 얘기가 결국 그 얘기인 원혼타령에, 뻔하다 못해 뻔뻔하기까지 한 클리세의 바이러스로 충무로 호러물은 코마상태를 선고받았다. 과연 누가 다 죽어가는 충무로 호러물에 호흡기를 대줄 것인가? <해부학교실>은 메디컬 호러 장르를 빌려와 나름 차별되는 메스로 충무로 호러판도를 해부하려든다. 다만, 시원스럽게 속살을 째고, 내장을 바르고, 피부를 도려내기엔 어째 메스가 무뎌 보인다. 일단, 공포를 다루는 방식이 분명하지 못하고, 어중간하다. 해부학실습실에서 벌어지는 연쇄살인은 인간의 짓으로 인식되다가 중간 지점부터 카데바와 관련된 귀신의 저주로 선회한다. 이 지점에서 내용이 충분히 정리되지 않고 불분명하게 넘어간 느낌이다. 중간 중간 에피소드들이 설득력 없이 끼어들거나, 이러이러한 공포물에서 흔히 끼어드는 식상한 전개로 이야기의 응집력마저 떨어진다. 플롯을 명확히 정리정돈하고 말고의 문제만은 아닌 듯하다. 영화 스스로 스릴러적인 속성과 호러적인 속성 사이에서 끊임없이 방황해서 생긴 증상 같다. 영화는 또 다른 주인공인 카데바의 매력을 충분히 어필하지도 못했다. 해부학 실습실 연쇄살인의 주요한 동력이자 열쇠가 될 카데바의 첫 인상은 영화의 어떤 이미지보다 압도적이어야 한다. 죽은 시체가 산 사람보다 매력적이라는 설정은 <해부학교실>이 발견한 독특한 공포 재료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영화는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 어차피 시체가 뿜어내는 아름다움이란 비현실적인 요소이니 표현상 무리수를 쓰면서라도 강한 인상을 남겼어야 하지 않았을까? ![]() ‘해부학’이라는 고어적인 재료를 준비해놓고도 썰고 자르는 표현을 자제하는 태도처럼 영화는 시종일관 애매모모로 일관한다. 뭐랄까. 장르를 몰라서 표현하지 못한 게 아니라 장르 전문가라서, 너무 많이 알고 있어서 쉽게 지르지 못하는 신중함 때문인 듯하다. 이래저래 생각은 많고, 많은 관객을 끌어안고 싶고, 공포물 특징상 마니아적인 요소도 집어넣고 싶고 등등. 야심은 많은데, 그 야심을 위해 야심을 덜 부린 그런 느낌이다. 하여, 영화는 뚝심 있게 하나의 힘으로 관객들을 끌고 가지 못하고, 이리저리 방황하다 여기저기 치이다 어찌어찌 종착역에 도달해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연이 밝혀지는 엔딩부의 느낌은 맘에 들었다. 그 시점의 관객들은 이미 ‘친구들에게 어떤 소문을 내줄테다!’ 라고 벼르고 있을 터이니 대세를 되돌리지는 못했겠지만 나름 좋은 느낌으로 기억될만한 엔딩이다. 원한의 기운이 태아에 전해지고, 그로 인해 가족이 파괴되고 현재 벌어지는 살인의 느낌은 슬프면서도 강렬하다. 원혼이라는 공통분모를 공유함에도 충분히 차별적이고 독특하다. 다만, 너무 늦게 도착한 반전인데다 뒷받침해줄 복선이나 암시도 부족했다. 전체를 관통하지 못하는 일부분이라 특정 클립으로서만 아름답고 슬프다는 점이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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