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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 신부 (Corpse Bride, 2005) 감독 팀 버튼/ 마이크 존슨 각본 팀 버튼/ 캐롤린 톰슨外 평점 Good! 조니 뎁 헬레나 본햄 카터 에밀리 왓슨 알버트 피니 크리스토퍼 리 (스포일러 조심) 빅터(조니 뎁)는 정략결혼의 희생자가 될 상황입니다. 결혼할 신부(에밀리 왓슨)를 리허설에서 처음 만났으니 무슨 말이 필요하겠어요? 다행이라면 맑고 착해 보이는 신부가 꽤 맘에 듭니다. 로맨스는 결혼 이후, 차차 만들어가도 늦지는 않겠지요.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가 않군요. 빅터의 신부라며 한 여인(헬레나 본햄 카터)이 나타났는데 당연히 빅터는 본적도 없는 여자입니다. 정확히 말한다면 여자라고 부를 수도 없는 존재(?)입니다. 유령이거든요. 오래전, 결혼식 때 살해당해 영원히 웨딩드레스를 입고 살아온 유령 신부였던 것이죠. 과연 빅터는 누구를 선택해야 될까요? 가끔씩 눈알이 빠지고 자주 탈골하는 왼쪽 팔이 문제지 유령 신부도 꽤 매력적이거든요. 빅터는 딜레마에 빠졌습니다. 어른들의 동화. <유령 신부>의 세계관은 팀 버튼 영화로 따지면 <비틀 쥬스>에 가장 근접합니다. 두 영화 모두 인간세상과 유령세상의 대조가 눈길을 끄는 부분이었죠. 버튼의 눈으로 본 속세는 패션감각 제로고, 일상은 낡은 시계추처럼 반복적이며 이벤트 한번 없는 곳입니다. 그곳에서 사람들은 좀비처럼 걸어 다닐 뿐이죠. 하지만 유령세상은 완전히 달라요. 그들이 인간 세상에 꿀리는 건 생명이 없다는 단지 한가지 입니다. 오히려 살아있다는, 살아야한다는, 살아남아야 한다는 속박에서 풀려나서 무척 자유분방해 보입니다. 비록 해골 모양새지만 인간보다 더 뜨거운 열정에, 유머감각도 끝내줍니다. 그들에겐 매순간이 서커스 무대이고 파티장입니다. 세상과 작별하고 땅속에 묻혀서야 진짜 생명을 얻는다는 팀 버튼적인 발상은 결코 아이들 수준에서 이해될 성질이 아니죠. 뻔한 포현을 쓰자면 어른들의 동화정도가 될 겁니다. ![]() 유령이랑 살까? 사람이랑 살까? 캐릭터 이야기를 한번 해보겠습니다. 빅터는 좀 심심합니다. 대개 빅터같은 샌님들은 큰 계기를 통해 딴사람으로 개과천선하기 마련이죠. 유령신부와의 결혼이 그 구실을 할 텐데 살짝 인사만 하고 무대에서 퇴장해버린 느낌입니다. 물론 빅터는 엔딩 시퀀스에서 그답지 않게 호쾌한 액션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그마저도 피날레는 유령신부가 장식하고 빅터는 그냥 점잖게 의견을 받아들일 뿐이죠. 그래서 심심한 캐릭터로 끝나버렸지만 너무 튀어서도 곤란하므로 지금 수준에 만족합니다. 아무래도 인기를 독차지하는 캐릭터는 유령신부 쪽이겠죠. 하지만 전 유령신부보다는 슬픈 아우라의 사람 신부, 빅토리아가 끌리더군요. 빅터에겐 그나마 액션이라도 있었지 빅토리아는 그마저도 없는데도 불구하고 꽤 질감이 느껴지는 캐릭터였습니다. 특히 창백할 정도로 하얀 웨딩드레스를 입었을 때가 절정이었어요. 빅터가 유령신부와 서약을 맺을 때, 슬프게 훔쳐보는 모습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네요. 만약 빅터가 유령신부와 해피 엔딩을 맺었다면 온통 이글은 악담으로 가득 채워졌을지도 모르는 일이죠. 유령신부 말처럼 누군가의 행복을 뺏는 건 옳지 않기 때문일 겁니다. 하지만 팀 버튼은 다른 결말을 원했을 겁니다. 마음 같아서는 유령신부가 빅터 심장에 대말뚝을 때려 박고 땅속으로 끌고 내려가기를 바랐겠죠. 제가 서두에서 말한 것처럼 그가 생각하는 속세는 무료한 일상이 끝도 없이 반복되는 곳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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